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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y - 목표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 페이스북페이스북 블로그블로그
Date. 2023-11-21

테일러주의에서 MBO로, MBO에서 OKR로

1에서 읽어보셨겠지만, 기업의 존재 목적인 '미션'을 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간 타겟이자 구체적인 계획에 해당하는 작은 '목표'들을 세우는 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민이 아주 많았겠죠?

산업혁명과 함께 제조업이 부상하면서 20세기 초에는 '테일러주의(Taylorism)'라는 과학적 관리 기법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테일러주의는 미국의 경영학자 프레더릭 테일러가 공장 작업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이론인데요. '생산성 향상'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이를 위해 과업을 분업화하고, 보다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최적화된 작업 방식을 도출하고 표준화하며, 이를 직원들에게 교육하여 수행하게 한 후, 목표량을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과학적 관리와 조직적 협력, 공평한 이익 분배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것인데요. 목표관리 방식 관점에서 이를 바라본다면 목표관리와 성과평가가 분리된 형태로, 목표와 수행방식 모두를 경영진이 결정하고, 직원들은 이를 단지 수행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방식이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점차 지식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전문 지식과 역량이 점차 중요해지는 흐름대비 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무시된다는 테일러주의의 한계가 부각되고 맙니다. 이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적 이론들이 등장하면서 사람의 창의성과 인간성, 기업 내에서의 상호협력과 소통을 강조하며 보다 인간 중심적인 관리 방식을 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다음 주요 흐름으로 등장하는 목표관리 방식을 살펴보기 위해, 이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를 소환해 보겠습니다. 피터 드러커만 들어도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딱 감이 오지 않으신가요?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1954년 「경영의 실제」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제시했습니다. 물론 MBO 자체가 테일러주의를 대체하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목표관리와 성과평가가 결합된 형태로 직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목표 대비 실제 성과에 대해 평가까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MBO는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테일러주의와는 달리, 보다 유연하고 직원 참여형이라는 인간 중심적인 특징을 띠고 있습니다.

MBO(Management by Objectives)는 말 그대로 '목표를 중심으로 하는 관리 방식'을 의미하며, '회사의 미션과 중장기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위 조직부터 개별 직원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업무목표와 달성 기준을 설정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그 결과를 평가하여 성과를 점검하고 이에 대해 보상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요.

아마 MBO를 이미 경험해 보신 분들도 꽤나 많으실 것 같습니다. MBO 운영 프로세스를 도표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Q. 잠깐! KPI라는 용어도 많이 들어봤는데, 그것도 목표관리 방식 중 한가지 아닌가요?

A.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는 목표관리 방식이 아니라 목표 대비 달성 정도, 즉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적인 지표를 의미합니다. MBO가 목표설정-수행-모니터링-평가를 하는 전체 '과정'이라고 한다면, KPI는 목표 달성 정도를 평가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정량적인 기준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수익 20% 증가'가 목표였다면, 실제로 20%의 수익이 증가했는지가 목표 달성을 측정하는 KPI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KPI는 목표와 짝이 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특히 [MBO + KPI]의 조합이 보편적인 목표관리 시스템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어떠신가요? 피터 드러커가 제시한 MBO가 충분히 좋은 목표관리 방식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신가요?

실제로 여러 장점들 덕분에 MBO는 아직까지도 많은 기업들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식인데요. 그런데 왜 우리는 MBO를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방식을 고민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피터 드러커가 생각했던 MBO에 대한 최초 의도와는 달리, MBO를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여러 부작용과 한계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 중앙집권적인
Top-Down방식의 '하달(Cascading)'만을 강조하여 목표를 내리기만 할 뿐,
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은 채 Bottom-Up방식의 스스로의 목표 수립이나 의견/제안은 반영되지 않는 상황

● 목표를 하달하는 과정에서 그 목표를 설정한 '의도(Purpose)'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상황
● 연간 단위의 목표를 세우고 중간 점검을 통한 조정을 소홀히 하여 연초 목표가 시장 상황과는 관계없이 시대에 뒤쳐지는 상황
● 모니터링 주기가 길어 중간 개선을 위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
● 각 부서 목표 혹은 개인 목표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부서 간의 협력이나 조직 전체적인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
● 목표관리의 결과가 개인의 보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회사의 도전적인 목표 달성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개인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쉬운 목표를 설정하거나, 개인 목표 달성 시기를 일부러 연말로 조정하는 등 불필요한 비효율이 발생하는 상황
●…

또한 위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이리저리 바뀌고 복잡해지는 동시에, 불확실하고 모호하게 되었다는 것(VUCA: 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입니다. 기업들이 빠르게 이 VUCA시대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위와 같은 MBO의 부작용들은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된 것입니다. 정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겠죠? 어떻게 보면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으니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급부상한 방식이 바로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입니다.

OKR은 1970년대 Intel의 회장이었던 앤디 그로브가 최초 창안했습니다.이후 Intel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던 미국의 전설적인 벤처투자자 존 도어가 이 OKR을 더 발전시켜 구글에 전수하였는데요. 구글이 OKR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본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들(오라클, 링크드인,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등)이 OKR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Fortune 500대 기업의 25% 이상이 OKR을 도입하여 운영 중이라 하는데요. 최근 국내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스타트업들에서 선제적으로 적용한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MBO vs OKR

그런데 과연 OKR은 MBO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일까요? 사실 OKR은 MBO를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MBO의 일종으로서 그 한계를 보완하여 개선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앤디 그로브는MBO의 원래 의도를 살려 Intel만의 MBO, 즉 'iMBO'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안했고 이를 존 도어가 더 발전시켜 적용한 것이 바로 OKR이기도 합니다.

MBO와 OKR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MBO에 대해서는 '관리'와 '통제', OKR에 대해서는 '도전', '자율', '투명', '협력'과 같은 키워드를 떠올리는데요, 사실은 피터 드러커의 원래 의도대로라면 MBO 역시 직원들 스스로가 방향성을 설정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참여형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철학적인 측면에서 OKR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OKR은 MBO와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MBO를 관리와 통제의 관점에서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반대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OKR은 MBO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보다 발전시켜, 그 본질적인 목표를 실현하는 접근법입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의 특성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MBO가 목표와 그 달성 '계획'에 중심을 두었다면 OKR은 목표와 그 달성을 측정하는 '성과 지표'에 더 중점을 둔 방식입니다. 이로써 목표를 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게 돕는 것이죠.

둘째, OKR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뒤쳐지지 않도록 보다 직관적이고 간단하면서 유연한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MBO와 같이 1년 단위가 아니라 분기나 월 등의 짧은 모니터링 주기로 운영되고, 이로 인해 목표를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더 큽니다.

셋째, MBO가 전사단위의 목표에 따라 부서별, 개인별 목표를 설정하는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OKR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더 오픈되어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개인 목표를 세팅하는 방식은 피터 드러커의 최초 의도를 고려했을 때 MBO, OKR 모두 동일하지만, OKR은 모든 조직의 모든 목표를 전사에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부서간 & 개인간 서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쉽고, 부서 & 개인에 관계없이 공동의 목표를 함께 세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BO 에서는 부서별, 개인별로만 목표가 관리되어 부서간 & 개인간 협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부작용이 있었지요.

넷째, OKR은 평가/보상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MBO는 평가/보상까지 모두 포함한 프레임워크라면, OKR은 이에 대해 별도 언급 없이 열어두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한 가장 큰 효과는 도전적인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MBO에서는 평가/보상과의 연동 때문에 직원들이 100% 달성 가능한 쉬운 목표를 설정한다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OKR의 경우 도전적 자세로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평가/보상과의 직접적인 연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목표를 설정할 때부터 70% 달성 가능한 수준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다섯째, 긴 주기 & 보수적인 목표 수립이라는 특성을 갖는 MBO에서는 보통 5~7개의 목표를 설정하게 되는데요. 반대로 짧은 주기 &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는 OKR에서는 3개의 목표만을 세우도록 하여,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섯째, OKR은 시스템/프로세스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이를 실제로 조직내에서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의 문화적 장치인 CFR(Conversation-Feedback-Recognition, 대화-피드백-인정)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강조합니다. MBO는 목표 수립과 달성 계획, 결과를 중요하게 보았다면, OKR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수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의 노력과 성장 그리고 이에 대한 대화와 피드백, 인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MBO를 '목표관리/성과평가 도구'라 요약한다면, OKR은 '목표지향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도구'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

그동안 기업들이 '목표'를 잘 세우고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들을 해왔는지, 또 최근 회자되는 OKR은 어떤 배경에서 나타났고 기존의 목표관리 방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나요? 이제 그럼 OKR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고, 도대체 어떻게 작동되는 지 그 핵심 원리가 궁금하실 텐데요. 이 내용들에 대해서는 3편부터 하나씩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OKR에 대한 여러분의 보다 쉽고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에 OKR을 직접 전수한 존 도어의 발표 영상을 공유해 드려요! OKR이란 무엇인지, 하면 왜 좋은 것인지에 대해 보다 직관적으로 느끼실 수 있는 영상이니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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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목표는 왜 세우는 걸까요?
② 목표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
③ OKR의 주요 구성요소
④ OKR의 핵심원리
⑤ OKR 수립하기 - BHAG
⑥ OKR 수립하기 - O, KR, Initiatives
⑦ OKR 수립 Q&A : 도전이 너무 부담돼요
⑧ OKR 수립 Q&A : 정량적 핵심결과 막막해요
⑨ OKR 결과 점검하기
⑩ OKR 운영 사이클
⑪ OKR의 핵심, CFR
⑫ CFR의 핵심, 경청과 OKR
⑬ CFR에도 템플릿이 있다면? (1) 팀미팅, 일대일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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