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자료

마중물 - 1. 교육체계와 체계성이란 무엇인가? 페이스북페이스북 블로그블로그
Date. 2023-11-01

김 과장: 이 대리! 오늘은 뭘 먹으러 갈까?”

이 대리: 김 과장님! 김치찌개 어떠십니까?”

박 대리: 이 대리님! 저는 김치찌개 별로인데 돈까스 먹으러 가요!”

점심시간 사무실을 나서는 직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죠.

팀의 규모가 점점 커져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직원이 늘어나 10명이 되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각자 먹고 싶은 걸 얘기하고 조율하는 과정만 해도 10분 넘게 걸릴지도 모릅니다. 팀장 독단적으로 결정해 통보한다면 당장의 혼란은 해결하겠지만, 팀원들의 불만은 쌓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팀원이 20명으로 늘어난다면 팀장의 일방적 결정만으로도 해결이 어렵습니다. 대규모 사내식당이 없다면, 이 인원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을 별도로 찾아야 하니까요.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가야 될 사람이 많아질수록 점심식사란 행위는 일종의 체계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함께 식사를 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필수라면, 사전에 직원들이 선호하는 점심식사 메뉴를 조사하고 대규모 직원들이 다같이 식사할 수 있는 주변의 식당을 조사해야 합니다. 직원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와 식당 조사 결과를 종합해 언제, 어떤 식당에서 어떤 메뉴를 먹을지 등에 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하며 세워진 계획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전 안내도 필요하겠네요.


점심시간을 예로 들어보았는데요. 이처럼 조직원이 늘어날수록 조직의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체계’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조직이 작을 때부터 체계를 수립하는 경우도 있죠. 필자의 이전 회사도 소수의 인원이 창업할 때부터 창업자들이 기존에 함께 일하던 대기업의 인사제도를 토대로 인사규정을 만들어 회사를 운영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크지 않으면 체계가 없어도 당장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기에 체계 수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리라 추정합니다.

체계란 국어사전에서는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라고 정의합니다. ‘체계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현실에서는 체계의 유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대기 보다는 체계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는 정도로 표현하는 방식이 더 적합할 것 같네요.

교육체계 수립을 원하는 조직들에서도 이런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늘어날수록 직원들의 교육요구도 다양해지고 직원들의 혼란스러움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교육계획을 수립해 공지할 필요가 높아집니다.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필자는 기업에서 교육체계 수립을 의뢰받는 경우가 많은데 각 담당자들이 교육체계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요구하는 내용은 다양합니다.

교육체계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우선 살펴봅시다.

    • 교육과 관련된 모든 일을 창조하는 기본계획으로서 필요인재의 육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
    • 비전의 구체적인 설계로서 교육업무의 과제 및 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실행해야 할 구체적인 과정을 수립하는 것
    •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성과 지향의 인재를 어떻게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 토대이자 인재육성의 전략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이거나 중요한 부분을 도출해 보면 교육체계란 인재육성에 대한 단기적 계획이 아닌 장기적 계획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일부가 아닌 전체적인 큰 그림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종합하면, ‘중장기적 관점의 인재육성과 관련된 종합적인 계획으로 교육체계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상기하였듯, 체계의 정의가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의만으로 교육체계를 설명하기에는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체계란 어떤 목표달성을 위한 요소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교육체계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육성을 위한 요소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는 상태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관점에서 어떤 조직의 교육체계가 얼마나 체계성을 가지고 있느냐를 어떤 기준으로 볼 수 있을까요?

필자는 내재화 정도, 성문화 정도, 일관성, 자동성, 목표 정합성, 상호 연계성, 환류성 7가지의 기준으로 교육체계의 체계성을 따집니다. (각 기준은 상호 관련성이 있습니다.)

첫 번째 기준은 내재화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인재상 또는 핵심가치가 홈페이지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컨설팅 시, 핵심가치가 있다면 가장 먼저 단순히 홈페이지 게시용으로만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직원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있거나 아니면 직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되고 설득되고 있는 상황인지를 봅니다. 회사의 공통역량은 인재상 또는 핵심가치에 기반해야 하는데, 홈페이지용으로만 존재한다면 의미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량모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문서 어딘가에만 존재하고 대다수의 직원들이 모르고 있는 역량모델이라면 실제 그 회사의 역량모델이 존재한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죠. 인재상/핵심가치, 역량모델은 교육체계의 주요 구성요소이기에 이를 예시로 제시해 보았습니다.

두 번째 기준은 성문화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연초 전 직원을 모아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고 합시다.

앞으로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연간 교육시간을 매년 인사고과에 반영합니다. 사원급은 매년 50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대리급 이상은 40시간 이상입니다. (중략)

대표이사의 이 메시지가 결국 구두로만 끝났다면, 초기에는 직원들이 이를 중요한 행동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기억에서 흐릿해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인사교육팀에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고 관리자 또한 누구도 이 지침을 얘기하지 않게 되겠죠. 이처럼 교육체계의 어떤 요소가 문서화되어 직원들에게 공표되지 않는다면, 체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 기준은 일관성입니다.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을 어떤 해에는 내부에서 한 달 동안 진행하다가, 어떤 해에는 외부의 교육과정을 5일만 보낸다면 신입사원을 업무에 투입해야 하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또, 교육시간 인정을 온라인 과정도 오프라인 과정도 똑같이 인정하다가 갑자기 어느 한 쪽은 50%밖에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면 직원들은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불만을 제기하겠죠.

'체계성이 높다'고 느껴지려면 직원들이 예측 가능한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일관성이 항상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닙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중요한 가치죠. 낮은 일관성 문제로 보는 상황은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기준이 없어 기준이 오락가락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네 번째 기준은 자동성입니다.

어떤 마을의 주민들이 맑은 물을 구하기 위해 매번 산꼭대기의 계곡까지 올라가 물을 길러온다고 상상해 봅시다. 이 때 누군가 계곡부터 마을까지 대나무로 만든 수로를 만든다면 이제 주민들이 매번 물을 떠오지 않아도 되겠죠. 계곡물이 마르지 않는 이상 수로를 통해 물은 자동적으로 마을까지 공급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체계입니다. 어떤 조직에 교육체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매번 경영진이나 교육담당자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아도 교육과정이 선정되는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역량기반 교육체계가 있습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역량진단을 통해 자신의 역량수준에 따라 추천되는 교육과정을 토대로 자기개발계획을 수립해 교육에 참여합니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전사 역량진단 결과를 토대로 사내 주관으로 진행할 교육과정을 선택하는 방식 등이 자동성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기준은 목표 정합성입니다.

체계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해당 체계의 목표 달성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 교육체계와 비교해 역량기반 교육체계가 가지는 뚜렷한 이점은 목표 정합성을 유지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역량기반 교육체계에서는 필요역량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과정이 신규로 설계되거나 기존 교육과정이 연계됩니다. 그리고 역량모델이 실제적으로 목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역량기반 교육체계가 아니더라도 해당 교육체계에서 제시하는 교육비전, 목표가 있는데 어떤 교육과정이 해당 목표와 관련성이 없다면 체계성이 낮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섯 번째 기준은 상호 연계성입니다.

상호 연계성도 체계의 정의에서 제시되는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우리 몸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입에서 1차적으로 잘게 부수어 위로 넘기고 위에서는 소화액을 통해 음식물을 분해시킨 다음 소장, 대장에서 소화 절차를 밟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의 소화기관은 상호 연계적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교육체계 수립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체계 수립을 위해 요구분석을 진행한 후, 요구분석 결과와 실제 시행되는 교육과정이 동떨어져 있다면 상호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죠. 과정설계 결과와 교재의 내용이 상이하다면 이 역시 체계성이 낮은 것입니다.

마지막 기준은 환류성입니다.

교육체계 전체에 대한 평가는 교육체계를 구성하는 각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로 구성되어야 하며 해당 평가결과는 개선을 위해 반영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외부 평가위원으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교육체계와 관련하여 교육평가와 환류에 대한 지적이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교육체계에 교육평가와 평가결과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이를 좋은 체계라고 할 수 없습니다.

-

이상, 체계의 정의부터 시작해 일반적인 교육체계의 개념과 필자가 바라보는 교육체계의 관점, 그리고 교육체계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위한 교육체계의 체계성에 대한 필자의 진단 기준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는 교육체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있다면 체계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지 각자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육체계수립에 대한 다음 시리즈가 궁금하시다면?

피어랩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다!
▶ 2. 교육체계 수립, 어떻게 진행해야하는가?

칼럼보러바로가기(클릭)




함께 들으면 좋은 Class

등록된 추천교육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