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삽으로만 짓는 것이 아니다. 기업경영을 흔히 농사에 비유합니다. 올해 기대한 만큼의 수확을 했다고 하더라도 내년은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니, 매년 어떻게 해야할 지 준비해야 합니다. 농사는 시기에 맞게 할 일이 정해져 있고, 날씨나 병충해 등 상황에 따른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업활동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매년 해야 하는 업무를 준비해야 하고, 언제 발생할 지 모를 상황변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야 합니다. 어떠한 방법을 시도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그 방법을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까요? 운좋게 2~3번 효과를 보아도 문제입니다. '이 방법은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통할 것이다'라는 확신의 함정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성공적이었던 그 방법만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고객사로부터 '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새로운 비전과 가치가 수립되었고, 직원들간의 화학적 융합을 위한 교육을 필요로 한다'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흔히들 조직 융합을 위해서 '교육'과 '워크샵'만이 해결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교육과 워크샵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조직이 원하는 직원들간의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질까요? 기업의 인사담당 리더가 어느 분야의 전문가인지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재무출신 인사담당일 경우 모든 것을 숫자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아껴야 하며, 전년 대비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을 찾죠. 교육출신 인사담당일 경우 무슨 일이 발생하던지 사람을 모으고 이야기를 듣을 수 있는 워크샵이나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직원들 마음 속에 있는 깊은 얘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죠. 혹은 '이걸 꼭 해야 되냐?'라고 물어보는 리더들도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봐도 소용없고 여러 방안들을 도입해봐도 그 때만 잠깐 해결될 뿐이니,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죠. 굳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있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의 특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조직생활에서 충분히 좋은 무기입니다. 문제는 그 무기밖에 사용하지 못할 경우입니다. HR에 정답이 어디 있나요? 만약 정답이 있다면 수많은 HR방법론이나 경영이론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적합한 방법은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행동하는 사람을 상대해 보면 '꽉 막혔다'라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다양한 무기를 선택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때로는 제도를 수정하고, 때로는 변화관리 활동도 하고, 진단과 해결을 위한 워크샵, 타운미팅, 제안제도, 조직개발, 이벤트, 컨설팅 등 다양한 인터벤션(intervention)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적절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낫으로도 땅을 팔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삽보다 못하죠. 삽으로도 풀을 벨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낫보다 더 힘이 들죠. 그래서 한가지 방법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장려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말씀드립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위험을 수반하지만 리더가 위험을 기꺼이 책임지고, 팀원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준다면 훌륭한 리더가 될 것입니다. 리더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하나를 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원에게 눈길이 갑니다. 리더는 그 시도가 시험대에 오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물을 검토해주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당신의 조직이 사용하는 인터벤션의 종류와 성향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획을 할 때, 작년에 했던 기획안이나 품의서를 보고 있거나 리더가 '작년에 어떻게 했는지 보고 그대로 해'라는 지시를 자주 내린다면 하나의 무기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망치를 들고 있으면, 세상 모든 것에서 못만 찾게 됩니다. 조금만 고개를 들어도 내가 내려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못만 보게 되는 것이죠. 사람은 복잡하고 어려운 존재입니다. 하나의 방법만으로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하다 못해 우리가 오래 전부터 써오던 관용구 중에서도 '당근과 채찍' 2개의 방법을 쓰라고 하지 않습니까. : ) 시도할 수 있을 때 다양한 업무를 시도해 봅시다. 성공한다면 어떻게 성공했는지, 실패한다면 왜 실패했는지 학습해 봅시다. 우리의 인생에 의미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경험만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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