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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 ④ OKR을 통한 성과관리의 의미 페이스북페이스북 블로그블로그
Date. 2023-01-12

OKR이 유행하기 전에 제가 했던 경험으로 '성찰'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채용을 진행해서 선발 절차까지 완료되었다면 다음에 채용을 하기 전에 '성찰 프로세스'를 돌리는 방식입니다. 성찰이라는 단어가 조금 딱딱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이번 채용 프로세스를 운영하면서 잘한 점, 개선점을 확인하고 다음 프로세스 운영 시 반영할 사항들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보다 조금 더 오래 전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잘한 점, 개선점, 그리고 현재 심리상태를 기록하고 상급자와 같이 논의하는 방식이었죠.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는 과업을 기준으로 한 반면, 후자는 일정 시간을 기준으로 프로세스를 운영했다는 점일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핵심은 돌아보기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더 나은 상태를 구체화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OKR이 기존의 제도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도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OKR의 근원에는 i-MBO가 있습니다. i-MBO를 만든 앤드루 그로브 역시 그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MBO의 기본 원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면 그곳에 다다르지 못할 것이다.' 성공적인 MBO시스템은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충족시키면 된다.
1. 어디로 가길 원하는가? (이 질문의 답이 목표 objectives다)
2. 그곳에 도착했는지를 무엇을 보면 알 수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이정표 혹은 핵심결과 key results.)

「하이아웃풋매니지먼트-앤드루 S. 그로브, 청림출판, p161」

OKR의 핵심은 (혹자는 피드백이라 말하기도 하는)소통에 있습니다. 위 앤드루 그로브의 말을 빌어 표현하면 어디로 갈지, 그리고 무엇으로 알 수 있는지에 대해 기업, 리더, 구성원이 소통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소통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고맥락 문화권에서 소통은 더욱 어렵습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가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OKR에서는 소통을 할 때 그 기준점을 이야기합니다. 소통에 있어 상호 간의 오해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을 기준으로 소통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란 산출물로서 매우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구체적이어서 이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고 말이죠.

총무 업무를 하는 구성원이 당해년도 자신의 주요 업무로 자산 관리를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태가 되어야 자산관리를 잘 했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습니다. 구체적인 상태가 정의되지 않으면 결과 평가 단계에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당시 함께 이야기해서 내린 자산관리의 구체적인 상태는 '재무팀에서 관리하는 자산대장과 실제 자산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상태가 합의가 되면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를 겁니다. 일단 현재의 자산들에 대한 실사를 해야 하고, 재무팀에 자산대장 관련 자료를 요청해야 하고 차이나는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겠죠. 경우에 따라 재무팀의 자산관리 대장에서 관리 기준과 총무에서 가지고 있는 자산 관리기준이 다를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경우 관리 기준을 맞출지 혹은 다르게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정하고 문서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에 대한 이러한 생각의 꼬리들은 기본적으로 구체적인 상태로서산출물에서 출발합니다.

구체적인 산출물을 정하였으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였다면, 그 부족함의 이유가 외적 변수가 아닌 구성원 개인에게 있다면, 그러한 부족함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그를 잠재적인 저성과자로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우리는 공식적으로 저성과자를 관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성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관리했을 뿐입니다.

OKR은 심플하지만 그래서 강력합니다. 심플해서 OKR을 활용해야 하는 구성원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고, 심플해서 오해의 여지를 최소화하고 공동의 목표를 갖게 합니다. 심플해서 소통을 더욱 직관적으로 할 수 있게 하고 이는 일종의 시너지로 연결됩니다.

제가 만났던 어느 신입 개발자 분이 있습니다. 그 개발자 분이 속한 조직의 CEO는 OKR을 많이 강조하는 분이었지요. 그 개발자 분은 OKR을 이야기하면서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처음 OKR을 마주했을 때는 OKR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이죠. 코드를 짜고 실행하였을 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돌아보고 원하는 결과가 나왔다면 조금 더 코딩을 쉽고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개선하는 자신의 일 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서 양식과 일정을 주었다고 합니다. 회사는 양식에 맞춰 내용을 정리해야 하지 않으면 OKR이 아니라 말했고, 일단위·주단위·월단위 미팅을 하지 않으면 OKR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고 그 개발자 분은 이전까지 쉽다고 생각했던 OKR이 어려워졌노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OKR은 제도라기 보다는 일종의 문화에 가깝습니다. 부연하면 '우리 회사에서 일 하는 방식'으로서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를 만드는데 제도를 통한 행동의 유도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제도 자체가 답이 되면 안될 겁니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 회사에서 일 하는 방식'으로서 OKR은 또한 보상의 기준을 만들기 위한 인사평가 제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혹자는 OKR이 보상과 연결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OKR은 일 하는 방식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성과에 따른 보상 관점에서 보면 OKR과 보상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것 역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OKR에 기반한 성과관리

지하철을 탔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는 중간중간 정차하는 역을 확인하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정한 목적지에 가까이 왔음을 알게 됩니다. 출발하는 역과 내리는 역 이외에 중간 중간 역들을 우리는 확인을 하지요. OKR도 그렇습니다. 중간중간의 산출물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잘 가고 있음을,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OKR에서 산출물을 확인하는 주기는 짧습니다. 어떤 분들은 공식적인 주기로 일··월단위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분기단위가 적정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를 간단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우리는 지난 1년 간 누가 얼마나 노력을 했고 누가 성과를 내고 못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데이터를 보상을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죠.

이러한 성과에 기반한 보상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보상을 결정하는데 있어 일을 수행하는 과정을 고려한다는 점입니다. 이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상을 결정하는 매커니즘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 매커니즘을 개인적으로는 전문성 진단이라 부릅니다. 개인의 일하는 과정과 그 산출물을 근거로 개인별 전문성 수준을 진단하고 그 전문성 수준별 보상밴드를 관리하는 방식입니다.일부 기술직군을 대상으로 이러한 전문성 수준 진단을 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은 보편적이라 하기는 어려운 방법론이긴 합니다. 전문성 진단을 통해 우리는 한 개인이 전문성을 갖추어 가는 과정을 관리할 수 있고 동시에 조직관점에서 성과와의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성과관리의 의미

지나온 시간 중 만났던 어느 개발자 분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드는 것과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은 별개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HR을 해오면서 저는 회사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OKR에 기반한 성과관리는 이 둘의 성장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앞선 그림에 HRD Area를 추가하였습니다. 일의 진행 과정과 산출물을 돌아보고 여기에서 잘한 점과 개선점 등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코칭, 필요한 교육과정 등을 도출하여 교육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성과관리와 개인의 성장을 연결시키는 방식입니다. OKR에 기반한 성과관리를 위와 같이 이해함으로서 우리는 HRM HRD,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HR을 그려볼 수 있을 겁니다.

성과관리는 단순히 표면적으로 조직의 '성과'만을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관리에 있어 과정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은 제가 HR을 만난 시점부터줄곧 들어왔던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잘 안되어 온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서 OKR이 조금 더 본래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오늘날 OKR은 그 과정을 만들어가는데 있어 제법 괜찮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OKR을 통한 성과관리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고 구성원 개개인의 직무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과정에서 다양한 코칭과 학습과정이 추가된다면 우리는 시나브로 우상향하고 있는 우리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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