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HRD담당자들에게 조직문화나 조직개발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MZ세대도 점차 회사구성원의 주류로 성장하고 있고, 52시간제 이후로 건전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인식이 기업들 사이에서 많아졌습니다. 특히 소위 ‘대퇴직의 시대'에서 기업이 개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능력있는 인재를 붙잡을 수 없게 되자 기업들도 울며 겨자먹기라도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되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조직문화나 조직개발이 기획, 인사, 재무, 구매처럼회사마다 보편적으로 있는 직무가 아니다보니, 전문 부서나 전임 담당자가 잘 없습니다. 그래서 뭔가 비슷해 보이는 HRD 담당자에게 ‘이거 OO대리가 좀 해보세요~’라고 갑자기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우선 현황 파악은 해야 할 것 같고, 여기 저기 수소문해서 물어보고 관리자에게도 물어보니 ‘일단 체계적으 로조직 진단부터 하는 것이 좋아’ 라는 답변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문가나 컨설팅 회사를 만나면 당최 모르겠는 용어와 고난이도의 통계를 늘어놓습니다. 어떨 때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로만 도배되어 있는 듯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조직 진단의 기본은 생각보다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알아야 할 것만 쉽게 정리해서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을 뿐입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조직 진단의 기본 지식만 분명하게 인지하셔도, 외부전문가나 컨설팅 회사와 함께 일하면서 방향을 잡아나가시는 일이 훨씬 수월하실 것입니다.

조직진단의 목적과 종류: 우리 회사는 결국 무엇을 알아내고자 하는가?

제일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조직진단에는 크게 나누어 두 종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일을 진단하는 것과 조직의 효과성을 진단하는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끝이 없기에 우선은 두 가지로만 구분하겠습니다. 스타일 진단은 그야말로 조직의 스타일이 어떤지를 보는 것으로, 가치중립적이어서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몇 해 전엔 혈액형 심리학과 비교적 최근에는 MBTI 심리검사가 유행했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스타일 진단입니다. A형이나 B형이나 각자가 나타내는 특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것이 다른 것보다 더 좋거나 더 나쁘거나 하지 않습니다.

반면 효과성 진단은 좋고 나쁨이 있습니다. 문항에 따라 점수가 높거나, 반대로 낮을수록 좋은 것이거나 나쁜것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직무만족도를 진단한다면 당연히 직무만족도가 높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norm(비교군의 평균)값이 있으면 강력하고 직관적인 분석이 됩니다. 우리 회사의 직무만족도가 예를 들어 100점 만점에 68점이라고 진단 결과가 나왔으면, 이 점수가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국내대기업 100군데의 평균값(norm)이 78점이라고 하면, 우리 회사는 ‘국내대기업 평균보다 10점이 낮구나, 앞으로 더 올려야 겠구나’라는 시사점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조직 진단에 대해 접근할 때는 가장 먼저, 조직 진단을 왜 실시하려고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알아내고자 하는지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가치를 얼마나 준수하고 있는지를 알고자 하는 것인지, 조직의 문화가 어떤 유형에 속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것인지, 혹은 조직 구성원들이 직무에 몰입하고 있는지, 혹은 조직이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등 어떤 목적에서 조직진단을 하는 것인지 구체화하고 시작하는 것이 원활합니다.

간혹 이런 설정없이 일단 책을 찾아보거나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부터 구하는 경우도 많은데, 자칫 조직에서 실제로 관심있는 요인을 설정하지 않고 불분명한 목적 하에 종합적인 진단을 선택하게 될 공산도 큽니다. 조직의 문제가 워낙 여러 요인에 걸쳐져 있거나, 공식적이고 일관된 조직 진단을 한 적이 없어 다양한 요인을 정례화하여 관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정확한목적 설정 없이 종합적인 진단을 선택한다면 종합적 진단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자원만 낭비할 수 있습니다.

아직 조직진단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면 다음 대표적인 조직진단과 목적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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